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여름 에디션)
책 · 스즈키 유이, 2025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가장 뜨겁게 읽힌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가 여름의 빛과 온도를 담은 ‘여름 에디션’으로 돌아왔다. 이 계절에만, 오직 지금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모습이다. 저명한 괴테 연구가 도이치는 홍차 티백 꼬리표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괴테의 명언을 발견한다.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평생 괴테를 연구한 그조차 처음 보는 문장이지만, 이상하게도 자신이 주장해 온 이론을 완벽하게 요약하는 듯하다. 출처를...
포스트
크게 재미가 있는 책은 아니었다. 다만 읽고 나서 개운하다라는 생각이 든 걸로 봐서 한번쯤 읽길 잘한 것 같다. 나중에 언젠가 이런 내용이 관심사에 들었을 때 한번 더 읽어봐도 좋겠다. (파우스트를 읽어볼까)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사랑은 모든 것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고 한데 섞는다. p.40 복잡함은 결코 혼돈을 뜻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대의 정보 사회는 혼돈으로 오인할 수밖에 없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으며, 모든 것이 한꺼번에 곧바로 들이닥친다. 그것은 대체로 한 개인의 수용력을 넘어선다. 사람들은 이에 대해 반사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란 어렵다. P.212 모든 것은 반드시 이어져 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무언가로부터 생겨났고, 우리는 아직 살아 있으니까. 책의 초반부는 사실 큰 사건 없이 단조로워 더디게 읽혔다. 단순히 티백에서 발견한 괴테의 명언을 괴테 연구 일인자가 그 출처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여겼기 때문에. 그렇게 명언의 출처를 찾아가며 그의 일상이 나열된다. 하지만 212쪽에 쓰인 말처럼 그건 단순한 나열이 아니었다. 그의 일상에 등장하는 인물과 장면이 모두 그 문장의 출처를 찾아가는 일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았을 때! 나는 다시 책의 앞부분으로 돌아가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그러니까 최소 한 번 이상은 읽어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책. 괴테와 옛사람들의 말들이 페이지 곳곳에 등장하는데, 그 등장이 매우 자연스럽다. 작가 스즈키 유이는 우리 삶에 되풀이되는 명언들을 인용을 넘어 자신의 언어로 말하기에 성공했다. 옮긴이의 말처럼, 나 또한 꿈꾸게 된다. ‘되풀이는 이야기들 속에서 나만의 언어로 말’할 수 있기를. 그리고 도이치와 도이치의 주변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사랑을 지속할 수 있기를.
명언으로 졸여진 그가 다시, 사랑으로 버무리는 삶 괴테는 모든 걸 말했다. 그리 믿어 온 노교수는 티백 꼬리표에 적힌 출처 불명의 문장을 쫓는다. 사랑은 모든 걸 혼란시키지만, 섞는다. 명언에 졸여진 자신에게 갇혀 맴돌았지만, 결국 이 말은 그의 주변에 있었다. 이제 그는 사랑으로 삶을 버무린다. 그리고 곧 깨닫는다. 괴테는 모든 걸 말하지 않았어. 그렇게 어두운 숲을 벗어난 사내는 가족의 품에 와락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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