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책 · 무라카미 하루키, 2023
첫 발표 이후 43년, 마음에 품어왔던 소설을 마침내 완성하다. 하루키적 상상력의 모든 것이 담긴 결정적 세계! “이 작품에는 무언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처음부터 그렇게 느껴왔다.” _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집필과 출간에 얽힌 이야기가 특별하다. 1979년 데뷔 이래, 하루키는 각종 문예지에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글을 발표했고, 대부분 그 글들을 책으로 엮어 공식 출간했다. 그중 유일하게 단행본으로 출간되지 않아 팬들 사이에서도 오랜 미스터리로 남은 작품이 문예지 〈문학계〉에 발표했던 중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1980)이었다. 코로나19로 사람들 사이에 벽이 세워지기 시작한 2020년, 그는 사십 년간 묻어두었던 작품을 새로 다듬어 완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삼 년간의 집필 끝에 총 3부 구성의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세상에 내놓았다. 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70대의 작가가 청년 시절에 그렸던 세계를 43년 만에 마침내 완성한 것이다. “내가 쓴 소설 가운데 책이 되어 나오지 않은 것은 거의 없을 텐데, 이 작품만은 일본에서도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아직 한 번도 출판되지 않았다. (…) 그사이 나는 서른한 살에서 일흔한 살이 되었다. (…) 어쨌거나 이 작품을 이렇게 다시 한번, 새로운 형태로 다듬어 쓸 수 있어서(혹은 완성할 수 있어서) 솔직히 마음이 무척 편안해졌다. 나에게 이 작품은 줄곧 목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신경쓰이는 존재였으므로. (…) 그것은 역시 나에게(나라는 작가에게, 나라는 인간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가시였다. 사십 년 만에 새로 쓰면서 다시 한번 ‘그 도시’에 돌아가보고, 그 사실을 새삼 통감했다.” _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작가 후기에서
포스트
앉은 자리에서 3시간은 거뜬하게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서야 시작되는 것 같다. 나의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하면서 생각하게 되고, 살면서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나의 그림자를 유심히 보게 된다. 난 이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덮고나서야 시작되는 나만의 이야기가 생기는 것.
무엇이 진실인지, 옴니버스식 구성도 아니고 현실과 상상과 같은 현실(벽 너머의 도시), 육체와 그림자, 죽었지만 살아있는 영혼… 이 모든 것들이 혼재하는 세상. 명확히 구분하려 할 수록 어렵고 더 이해되지 않았다. 흐름을 따라가면서 읽어야 할 수 밖에 없었다. 잔잔하지만 조용히 소용돌이 치면서 점차 빠르게 빨려 들어가듯 읽었다.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름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주인공이 만났떤 여자들. 그들은 이름이 없다. 그들은 세상을 열어주는 문일까? 질문 투성이의 책… 하지만 어쩌면 현실에서도 이 도시를 넘나들고 그림자가 없어지는 것 같은 경험들을 은유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방법을 알지 못해도, 원하기만 한다면 이루어진 다는 것도. 여운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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