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h – 취향의 기록과 축적, 연결
SIMMANI(이정진 사진집)

SIMMANI(이정진 사진집)

책 · 이정진, 2021

“겨울의 울릉도는 눈에 부풀어 여름보다 더 커진 섬, 마치 큰 눈덩이가 바다에 떠 있는 것 같다.” 『SIMMANI』,「울릉도 알봉에서 지낸 하루하루(1월)」에서 발췌 이정진은 한지 위에 광활한 자연을 수묵화처럼 수놓는 대표적인 한국 여성 사진가이자 세계적 명성을 쌓아가며 사실성과 기록성에 본질을 둔 다큐멘터리 사진의 객관적인 태도에서 일찍이 벗어나 시각매체이자 조형예술로서의 주관적인 사진 세계를 구축하는 데 전념해왔다. 사진집 『SIMMANI』는 작가가 ‘뿌리깊은 나무’ 잡지의 사진기자로 활동하던 시기에 탄생한 보기 드문 다큐멘터리 작업을 담은 수작으로서, 35여 년 전 울릉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노부부를 담은 이정진의 초창기 기록 사진이 주를 이룬다. 1987년부터 1년간 울릉도를 촬영하며 기록한 이 시리즈는 포토에세이 형식을 띠며, 1998년 『먼 섬 외딴 집』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다. 그로부터 33년 후, 이정진은 사진의 환기력과 기록적 가치로서의 의미를 고스란히 담아낸 이 사진들을 다시 정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 연작의 본래 제목이었던 “먼 섬 외딴 집”은 산삼을 캐러 울릉도로 들어간 ‘채 씨’ 노인의 삶에 주목하면서 “심마니”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재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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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blackwhite
kimblackwhite4개월 전

난 사진을 사랑한다. 디지털, 필름 가리지 않고 찍으며 200권이 넘는 사진집이 있다. 사진집은 ebook이 없고 구하기 어려운 것 투성이라 이 곳에 올리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까 싶지만... 관심생기신 이들이 사진서점에 들러 한두 권 마음에 드는 것을 사서 사진집 시장이 조금이라도 커지길 바라면서, 이제 가끔씩 사진집도 쓰려한다. . 내가 가진 것들에 순위를 매기지 않지만 가장 신묘한 분위기의 사진집이라면 바로 이정진 작가의 '심마니'일 것이다. 작가는 해외에서 사진을 공부했고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유명해졌다. 한지에다가 감광유제를 발라서 사진을 찍는 신선한 기법도 쓰며, 동양회화의 요소들을 사진적으로 구현하려는 시도들이 각광받았다. 이 '심마니'도 그러하다. '심마니'는 88년에 출간된 '먼 섬 외딴 집'을 재출간한 것으로 울릉도에서 산삼을 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온다. 주제부터 한없이 동양적이다. 거기에 이정진 작가의 시선이 더해져 그야말로 아름다운 수묵화집이나 다름없다. 언제 찾을지 모르는 산삼을 위해 끝없이 산을 오르내리는 할아버지의 수행자같은 삶. 작가는 '내 사진의 뿌리가 여기있다'고 한다. 묘한 동행, 관찰, 심마니를 찍는 행위. 이상을 찾으려는 그 둘에겐 무언가 공통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때 어떤 깨달음을 얻은 것일까? . 내겐 사진이 한없이 어렵다. 무엇을 찍으려고 하는지 알지 못한 채로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은 그저 움직인다. 그렇게 소용없는 이미지를 또 낭비한다. 다만 이 순간이였음을 제대로 지각하고 셔터에게 명령을 내렸던 때가 언제였던지 흐릿하다. 그래도 언젠가 찍을 한 장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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