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에서 바람에 나무가 심하게 흔들렸다. 흔들리는 나무를 보면 숨을 크게 들이마시게 된다. 시원한 냄새가 나는 것만 같다. 영화를 보면서 픽픽 웃다가 울었다. 너무 예쁘고 가까이 있어서 그랬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아 예쁘다 하고 자꾸만 미소를 지었다. 미소를 짓는데 눈물이 나왔다. 조용한 틈을 타 내가 쓰고 싶은 것이나 만들어 보고 싶은 것들을 생각했다. 그게 너무 많아서 기록해 둘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랬더니 전부 사라져 버렸다. 긴 꿈처럼. ”세수하는 물이 너무 차가워서“ 꿈을 다 잊어버린 주인공처럼. 영화관에서 나오자마자 차를 얻어타서 생각을 다 잊어버렸다. 그래도 좋았다. ”봄에나 찾을 수 있“대도 좋았다. 좋아서 눈물이 죽 흘렀다. 눈물 닦으며 깬 잠도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나 담백한 영화에 재기 발랄함이 꽉꽉 담겨있다니. “이렇게 즐거웠던 건 오랜만이에요” 하고 나도 주절주절 말이 길어진다. 눈 내리는 겨울 심야영화 보기는 연례행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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