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이유 없이 떠오르는 영화.
그날은 봄의 첫날이었다, 라는 문장으로 기억되어서인지 벚꽃 필 즈음의 미온적인 심상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그 계절의 생동감 말고,『봄에는 자살 금지』라는 희곡의 이름을 절로 떠올리게 만드는 종류의 것. 따뜻함은 때로 사람을 정말 무자비하게 찌른다. 노곤한 공기에 피 빠지는 기분과 닮았다. 소리 없이 추워지게 만드는.
꿈꾸는 기분으로 멍 때리고 있다 보면 영화가 알아서 나 버리고 간다. 이해 안 돼도 상관없다. 그것까지가 일부다. 두 시간 가까이 차고 넘치게 외로워하다 보면 이 영화 잘 본 사람 같고, 말없이 같이 앉아 있고 싶다. 보고 있는 티브이 화면마저 격자무늬가 될 때. 안팤의 창문들이 놀랍도록 냉담한 표정을 짓는다. 저 아파트에는 내가 오해하게 될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을까 싶고.
<애정만세>가 좋았다면 <공포분자>도 추천합니다.
별개로 에드워드 양 영화 속 셔츠 입은 여자들은 정말 아름답다. 흰색 셔츠 입고 소설 집필하는 저우위펀을 영원히 떠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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