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스파이더맨이어서가 아니라, 히어로여서가 아니라, 피터 파커이기 때문이다. 나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하고 때로는 초라한 삶에서 버둥거리면서도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이 도시를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다정한 이웃. 톰 홀랜드의 홈 트릴로지는 히어로로서의 거시적인 대의가 아닌 조금 더 미시적인 개인사에 집중되어 그는 영웅 같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모든 순간을 겪어낸 소년은 비로소 완전히 성장한다. 지금, 그가 사랑하던 사람들이 더 이상 곁에 있지 않더라도 그가 받은 사랑의 기억은 그에게 성체로서의 마지막 탈피를 할 힘을 실어 주는 것이다. 스파이더맨의 히어로 코어는 사랑에 있다. 그가 선할 수 있게 만드는 그 힘을 선뜻 어리고 상처받은 소녀에게 나눠 주는 피터 파커를 보며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이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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