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톤 핑크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쓴다며 고집 피운다. 그리고 호텔 옆방에 사는 찰리가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늘어놓자, 바톤은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바톤이 쓰고자 하는 건 보통 사람이 아니라 보통 사람에 대한 자신의 오만한 상상이다.
대본을 완성하고, 바톤은 댄스홀에서 광란의 춤을 춘다. 홀가분해진 뒤 호텔로 돌아오자, 형사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찰리가 연쇄살인마란다. 그때 호텔이 불길에 휩싸인다. 찰리가 총을 들고 나타나 형사들을 죽이고, “하일 히틀러”라 외치며 떠난다. 학살자 찰리는 유대인인 바톤을 살려뒀다.
하지만 바톤은 스스로를 구원하지 않았다. 호텔을 벗어난 바톤은 찰리에게 받은 상자와 나란히 해변에 앉는다. 그 장면은 호텔 방에 걸린 액자 속 그림과 같다. 그는 호텔이라는 물리적 감옥에서 나왔지만 자신의 편견이라는 더 큰 액자 안으로 들어갔다. 재현하려던 자가 재현당한다.
그는 정말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썼을까. 영화는 상자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끝내 보여주지 않고, 액자 안에 갇힌 작가 하나만 건조하게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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