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h – 취향의 기록과 축적, 연결
26년 3월에 발매된 Slayyytee의 정규 3집이다. Slayyyter는 기존에도 신스팝, 하우스, 일렉트로닉 팝 등의 음악을 해왔고, 기조의 변화는 없었다. 대신 분위기가 달라졌다. 기존의 소리 보다 더 강하고, 반항적이며 동시에 직관적이다. 소위 indie sleaze라 불리는 2000년대 초반 감성이 물씬 난다. 분명 Brat의 영향권에 있다 할수있으나, 그저 Y2K 끝물 앨범이라기엔 퀄리티가 상당하다. Y2K 인디 슬리드 감성을 잘 구현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이유를 직접 제시한다. 그녀는 그 시절을 살아온 당사자이고, 그렇기에 트랙 위에서 자신을 스타라고 거만히 소리칠 수 있다. 클럽, 섹스, 파티, 마약... 이것들 만으로 삶을 소모하려는 듯한 모습은 레이디 가가를 떠올리게도 한다. 거의 모든 곡이 클럽 음악을 지향하여 거칠고 뭉게지는 베이스로 진행된다. Beat Up Chanels같은 곡에서는 확성기로 소리치는 듯한 목소리와 극저음 베이스가 물려 강한 폭발성을 만들기도 한다. 트랙 후반의 병렬적으로 나열된 신스들은 단순하지만 정말 복고스럽다. 여러 군데서 나오는 기타 사운드들은 펑크걸 이미지를 강화시켜준다. Crank는 이런 반항적인 퍼포먼스의 절정이다. 사이렌 같은 날카로운 소리, 짓이겨진 베이스 위로 빠르게 소리치는 Slayyyter의 모습은 모든걸 집어삼킬듯하다. 남 신경 없이 춤추고, 상대를 먹어치울듯 원하며 Y2K를 끌고와 신이라 칭하는 거만한 모습을 보이는데, 어딘가 과장되고 공허한 느낌이다. Gas Station에서 유약함이 드러나며 어색함의 간극이 사라진다. Slayyyter의 인터뷰를 보면 Gas Station은 어릴적 주유소에 자신을 두고간 아버지와 관련된 것을 알수있다. 억지스럽고 과장된 표현은 일종의 자기방어, 자기과시적 표현에 불과하다. 이를 염두해 보면 앞뒤 곡들이 다르게 들린다. 앞의 트랙들은 혼돈 속에서 자신을 잊기 위한 외침이, 뒤의 트랙들은 유약함을 가리기 위한 부풀리기로 보일정도다. 이후 *Prayer*에서 신에게 자신을 고백하고 마지막 트랙에서 속마음을 들춰보이며 마무리된다. 앨범의 초반부는 들을게 많고 재미있다. 틀을 거부하는 Slayyyter의 모습과 복고풍 사운드, 강렬한 베이스 라인들은 정말 인상적이다. 그러나 앨범 중후반으로 갈수록 반복적인 트랙 구성들은 그닥 재미가 없다. Slayyyter의 목소리는 주변 소리와 구분이 더 어려워져 노래에 쉽게 집중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Worst Girl이 이제는 식어가는 Y2K 열풍에서 아류 수준인 평가를 받지 않는 것은 그만큼 그녀의 목소리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Britney Spears가 조금 들리는 듯한 찐하고 펑크걸스러운 목소리는 마지막 열풍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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