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77
나는 ‘바람이 분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나무는 “나 없이는 바람을 볼 수 없었을 거야. 내가 흔들리기 때문이지, 그러나 중요한 건 네가 여기 없으면 나도, 바람도 볼 수 없겠지.”라고 말했다.
나무의 머리칼이 볼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가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지.
나무가 없다면 나는 어디에도 기댈 수 없었을 거야.
나무도 나도,
우리에겐 우리가 간절했다. .
p.86
흘러가고, 만나고, 부서지고, 다시금 사라지는, 그 찰나의 만남, 교환했던 마음과 눈빛들, 비로소 하나 될 수 없음을 직시할 때, 다시금 드는 생각, 결국 모든 만남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일까. 저마다 혼자만의 외길을 걷다가, 한 번은 동시대에 만났다는 것. 동시대에 피어난 꽃들을 감상한다는 것. 우리라 부르는 모든 것들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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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실려온 리타의 정원. 아름다움 풍경을 보려는 마음, 그 풍경 속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 좋음과 나쁨만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감정들이 그녀 정원 곳곳에서 느껴진다. 거친 땅바닥 같은 현실을 따갑게 느끼게 하면서도, 결국은 모든 식물들이 그러하듯 빛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는, 담담한 위로를 지닌 글들. 언젠가부터 믿고 읽게 된 작가님의 정원을 볼 수 있어서, 그곳에서 비슷한 걸 듣고 맡고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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