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h – 취향의 기록과 축적, 연결
이 영화를 처음 본 건 거의 15년 전인데, 지금까지도 제 안에서 로맨틱 코미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합과 연기는 물론이고, 스토리와 유머 코드 하나하나가 저와 이상하리만치 잘 맞아떨어졌어요. 연애 컨설턴트가 의뢰인의 사랑을 이어주려다, 정작 그 상대가 자신의 옛 연인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방해도 하고 흔들리기도 하다가, 결국 진심 앞에서 스스로 물러서는 결말로 향하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클리셰인데, 그 클리셰를 이렇게까지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는 게 이 영화의 진짜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이 흐른 영화 특유의 필름 질감도 한몫합니다. 요즘 매끈한 화면과는 다른 이 클래식한 느낌이, 오히려 이야기를 더 몽글몽글하고 아련하게 만들어줘요. 그리고 이 영화가 저한테 유독 각별했던 건 과거의 부끄러움 많던 제 모습과 겹쳐 보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 붙이고 얼어붙던 시절이 있었는데, 최다니엘 배우가 연기한 상용이라는 캐릭터가 딱 그런 인물이었거든요. 그래서 유독 몰입해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시간이 흐르고 여러 경험을 거치면서 오히려 적극적인 사람이 됐지만,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다시 보면 그때의 제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르며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집니다. 어쩌면 누구에게나 이런 영화 한 편쯤은 있지 않을까요. 지금의 나와는 다른, 서툴고 어렸던 그 시절로 데려다놓는 그런 작품 말이에요. 여러분에게도 그런 영화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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