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h – 취향의 기록과 축적, 연결
(이어서, 2) 이렇게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를 읽었다. 읽고 나서는 역시 왜 이 소설집이 유명세를 얻었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우선 짧은 단편 소설들만이 줄 수 있는 간결하면서도 과감한 시도들이 톡톡 내 안으로 튀는 느낌들이 좋았다. 긴 호흡보다는 짧은 호흡에 길들여진 요즘에 오히려 그래서 더욱 각광받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 하지만 아쉬운 점이었다면 작품을 읽으면서 정작 이 작품들마저 ’진짜인 척하는 가짜‘같다는 미심쩍은 감정을 지우기는 어려웠다. 그러니까 무언가 더 깊이, 그 속에 있는 중요한 것들이 슬쩍슬쩍 보이려 하다가도 거기서 더 안으로 들어가진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작가의 의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비유하자면 마치 책 표지의 사과를 겉핥는 듯한 기분이었다. 사과를 한 입 베어 물면 정말 달콤할 것 같은데, 작가는 끝끝내 그 한 입을 줄 듯 말 듯 내 눈앞에서 흔들다가 쏙 낚아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이런 예상치 못 한 상황이 발생한다. ​ 작품의 이 심하게 말하면 어정쩡하고 헛디딘 듯한 결말이 단순히 내게 여운이라거나 감정의 흐릿한 잔향으로만 남지 않는다. 이 사과의 진짜 한 입을 베어 물고 싶으면, 이제 너의 사과나무를 심어서, 키워서, 그렇게 열매를 맺은 사과를 따다가 먹어보라는 느낌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들은 끝남과 동시에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 그래서 어쩌면 내가 이 책을 읽고 찜찜하다 느끼는 것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 찜찜함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아마도 그건 아무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그래서 난 계속 정신을 차려야 하고 깨어있어야 한다, 이 소설의 진짜일지 진짜인 척하는 가짜일지 모를 마침표를 찍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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