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리플리’와 환자 ‘조나단’은 서로의 공허한 무언가를 채워줌 과 동시에 서로를 파괴한다.
빔 벤더스 감독의 작품은 처음이다. 참으로 무서운 감독이다.
이야기라는 세탁기 안에 인물들을 넣고 돌린다라고 해야할까. 그들의 내면은 갈수록 너덜너덜해진다.
이 작품에서 두 남자는 시종일관 “내가 누군지”에 대해 묻는다. 리플리가 당구대 위에서 필름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연사로 찍어대는 장면은 그 질문의 절정처럼 느껴진다.
그는 셔터를 누를 때마다 자신의 존재의 증거를 남기려 하지만, 결국 남는 건 공허한 사진 뿐.
개인적으로 두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두 남자의 관계가 묶임과 동시에 꼬이는 긴 터널 시퀀스,
그리고 리플리와 조나단의 모습을 대립하여 보여주는 마지막 씬.
벤더스의 ‘우정’과 ‘고독’의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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