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텍사스 사막 위를 홀로 걷는 닳은 트래비스로 영화는 시작된다.
‘텍사스'는 부모님이 처음 사랑을 나눴다고 믿는 자신의 근본이자 결핍의 기원이다. 말을 잃은 채 정적으로 침잠해 있던 그가 사막을 가로질러 가족을 마주하는 여정은, 결국 파편화된 과거를 맞추고 자신의 실체를 깨달아가는 고통스러운 성찰의 과정이었다.
라이 쿠더의 서정적인 기타 선율과 눈이 즐거운 강렬한 색감을 통해 이 가슴 아픈 여정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형제의 헌신적인 우애와 헌터의 귀여운 존재감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극에 온기를 불어넣고, 수화기를 사이에 둔 채 매직 미러 하나를 두고 건네는 고백은 닿을 듯 닿지 않는 아쉬움과 간절함을 동시에 보여줬다.
사소하고도 현실적인 사랑의 민낯을 마주한 끝에, 그는 비로소 자신을 옭아매던 집착을 내려놓는다. 텍사스의 붉은 노을 아래 헌터를 남겨두고 떠나는 그의 마지막은 애잔하다. 그래도 조금은 평온해졌을지, 앞으로의 사막 속에서는 어떻게 살아갈지 질문을 하고 싶다. 어차피 인생은 방황하고 길을 잃어 가면서 자신을 평생 찾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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