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h – 취향의 기록과 축적, 연결
벤은 어바웃 더 핏의 인턴으로서 줄스에게 영감을 얻고, 줄스는 삶에 대한 자세를 벤에게로부터 배운다. 둘은 그저 업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우정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다. 벤은 줄스의 길을 이미 밟아온 사람이며, 정답은 아니더라도 길잡이 정도는 해줄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어른다운 어른이자 신사의 표본처럼 묘사된다. 그리고 줄스(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에게는 그런 길잡이가 필요했던 것 같다. 항상 일에 치이고, 가정까지 살펴야 하는 줄스가 성장중인 인간의 표본같았다. 본인만의 질서와 규칙 그리고 강박을 모두 이겨내는 그녀는 본인만의 성을 만들고 그 안에 작은 안식처가 있다. 그게 바로 맷과 페이지인데, 본인이 가장 애써서 지키고 사랑한 것이 꼭 나를 상처입히려 할 때가 있다. 순화해서 이정도지, 마치 꼭 내 세상을 무너뜨리려하는 듯한 맷의 행동은 어떤 충격 완화제를 줄스 앞에 갖다둬도 무용지물일 듯 했다. 그래서 이성과 감정 사이 갈팡질팡하며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에선 마치 내가 옆에서 들어주는 것마냥 눈물까지 났다. 그녀가 처음으로 그 나이대처럼 보였고, 같은 사람으로서의 동질감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스스로의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고 지켜낸 줄스가 있고, 남편의 바람을 용서하고 다시 함께하려하는 줄스는 양가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여자의 마음일까? 대체 어떻게 바람을 용서할 수 있을까? 그 길이 지옥길일지 정말 둘이 완만한 관계가 될진 몰라도 확실한 건 아직 그들이 줄스의 안식처이자 집인 것이다. 깨고싶지 않고, 소중하다. 특히 페이지는 더더욱. 물론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에도 본인이 계속 일을 해야하고 남편이 전업주부 역할을 해준다면야… 아니 그래도 그렇지! 라는 말이 턱 끝까지 올라왔지만 입 다물기로 했다. 내가 다수에게 공격받는 여성 CEO 혹은 여성으로 살아본 적은 없으니…(그래도 바람은 용서가 안된다. 줄스는 대인배가 맞다. 안쓰럽기도 함.) 영화 내에서는 유리창이라던가, 성차별주의자라던가 2015년의 시대적 배경을 떠올린다면 줄스는 그렇게까지 깨어있는 신여성인데…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조금 급하게 마무리된 것도 있고. 하지만 맷에게 문자 보내는 씬이나, 직원들 앞에서 술주정으로 하는 말들을 보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가만 보면 맷이 모두 받아준다. 본인의 앞길을 응원하며 자신이 성공한 여성이 되는 사이에 본인의 남성성과 라이징 인재 타이틀까지 놓아가며 곁을 지켜준 남자의 바람은… 사랑이 아니라 잘못된 끔찍한 선택쯤이라면 한 번쯤은 눈 감아줄 수 있었나 보다. 고작 그 얼마 안된 쓰레기 같은 시간보간 본인들이 함께 걸어온 시간이 더 숭고하고, 사랑이고,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으니까. 무슨 마음인진 이해가 가지만 마음 아픈 건 어쩔 수 없다… 오늘부터 맷 안티다. 지조없는 녀석… 그래도 줄스와 벤을 봐서 4점이다. 벤의 회사생활 너무 재밌었다.

댓글

avatar
overnover1개월 전

주절주절 쓰다가 힘들어서 그냥 올려버림 누워서 타자치려니 귀찮다 영화는 진짜 재밌게 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