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sh – 취향의 기록과 축적, 연결
p.139 그거 참 좋겠다. 지나간 것을 그리워하지 않는 거.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 거. 자꾸 지난 일을 돌아보게 되지 않는 거. 그러면 모든 게 훨씬 더……. - 확장된 가즈오 이시구로의 세계. 전작 <나를 보내지마>에서는 클론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엔 인공지능 로봇 AF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두 책 모두 인간이 아닌 존재를 통해 인간성을 투영해 보여 준다는 점에서 무척 비슷하지만, 그 세계가 확장되었다고 느낀 건 ’인간과 클론이 다르지 않다‘에서 ’인간보다 AF가 더 인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는 카팔디씨가 잘못된 곳을 찾았다고 생각해요.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분명히 있지만 조시 안에 있는 게 아니었어요. 조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카팔디씨가 틀렸고 제가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결정한 대로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가 특별한 이유는 그 사람이 지닌 고유한 무엇 때문이 아닌, 그 사람을 사랑 하는 사람들의 마음 덕분이라고 말하는 클라라는 그 누구보다 인간 조시를 위하며 순수하게 사랑한 인간이 아닌 존재. 그런 클라라를 통해 우리는 순수한 사랑과 믿음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인간보다 더 순수해서 안타깝고도 슬픈 클라라의 삶을 우리의 삶과 비추어 보며 무엇이 인간다운 것인지, 인간답다는 게 대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그리고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나를 사랑해주는 존재들에게 고마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책. 당분간은 붉은 태양이 질 때마다 클라라가 생각날 것 같다. 쓸모를 다해 야적장에 버려져 움직이지도 못한 채로 조시를 생각하는, 인간보다 더 아름다운 존재였던 클라라를. 여기까지가 2021년에 책을 읽은 직후 썼던 감상문. 그 사이 Ai 기술은 폭발했고, (AI와 AF는 엄연히 다르지만) 클라라와 같은 존재를 만날 수 있는 날이 이제는 정말 멀지 않다고 느껴진다. 어떤 순간에는 따라가기 벅찰 정도의 기술 발달이 두렵기도 하지만, 편리함과 효율성을 챙기며 나도 이 기술의 사용자로 적응해 나가며 살고 있다. 인간만이 서사를 가질 수 있다고 믿지만, 이제는 인간과 AI를 완전히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현실. 그렇다면 어떻게 함께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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