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피아노와 함께 시작한다. 단음으로 울리는 소리의 잔향 끝을 붙잡고 다음 음이 흐른다. 겨우 잔향과 잔향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멜로디 위로 목소리보다는 말소리에 가까운 보컬이 시작된다. 그는 음계를 의도적으로 덜 올리고 내리는 것 같다. 멜로디보다는 다정함을 가창하는 것 같다.
가사는 다소 모순적이다. "잊어야 할 일을 잊어요"하는 위로는 불쑥 튀어나오고 또 "아직까지 잠들지 못했나요" 하는 현실은 그 뒤를 따른다. "잊지 못할" 사랑이나 이별을 겪었음을 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담아두어 무엇 하나요" 하지만
잊지 못할 일과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은 잊혀지거나 마음대로 옮겨지지 않는다. 그때쯤 가수도 "나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며 기타리프에 노래를 맡긴다.
가수가 돌아오는 시점은 음악을 1/3도 안 남긴 시점이다. 합창과 함께 잊어야 할 일은 잊자는 말과 잘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한다.
결국 이 음악은 잊어야 할 일을 잊게 해주는 음악은 아니다. 단음으로 겨우 이어지던 피아노 음계가 애쓴 위로를 지나 합창으로 나아가고
공교롭게도 싱글 뒤에 수록된 inst로 넘어가 다시, 피아노에서 위로 없이 한번 더 구성을 반복한다. 이제는 위로도 합창도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합창이 빠진 자리에는 피아노만 남는다. 우리는 "잊어야 할 일은 잊어요" 라는 가사조차 잊고 그 멜로디만 오래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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